새로운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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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8
 By 무집 마샬(Mujib Mashal)

대외적으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대내적으로는 민주주의가 사그라드는 중이다

이번 달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 EPA 뉴욕타임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인도와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을 반전시킬 기회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의 지도자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그와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상회담장에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앞에서 모디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면전에 대고 전쟁이 아니라 “민주주의, 외교 그리고 대화”가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인도-러시아 정상회담을 통해 확실하게 드러난 게 있다면 모디 총리의 야심하고 단호한 영도 아래 인도가 급격하게 부상했다는 사실이었다. 인도는 국제사회가 마주한 시급한 현안들, 즉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외교부터 중국에 대항하는 공급망 다각화에 위해 필요한 무역 및 기술적 협력 문제까지, 여러 당면 과제들의 해법을 찾는 데 있어서 점점 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라는 명함을 들고 국제 무대를 누빈다. 그런데 인도의 국내 상황을 지켜보는 외교관이나 전문가, 활동가들은 모디 정부가 인도 독립 후 75년 동안 이어진 민주주의 체제를 완전히 바꾸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한다. 정치적 반대파의 숨통을 조이고, 민간 기관들을 무시하며, 소수 종교 및 민족을 2등 시민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인도의 지도자들도 권력 유지를 위해 종교적 분열을 이용하고 정부 기관을 무기처럼 사용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좀 더 근본적인 (민주주의 체제)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말하자면 (자신의) 체계적인 권력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것도 급작스럽게 권력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라,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묘하면서도 지속적인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인도 민주주의 헌법은 어떠한 종교와 종교인도 다른 종교 위에 설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모디 총리는 다수파인 힌두교가 그 헌법 위에 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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