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예측불허, 그래도 괜찮아요
의선이 부를 때 무조건 가자. 그곳에 가면 음식에 실패한 적이 없으니까. 요리를 직접 해서 주는 자리든 혹은 어떤 음식점을 지정해서 만나든 그곳엔 맛깔나는 음식이 있었다. ‘중성적이다’ 도봉산 계곡 다리 위에서 본 <인생은 예측불허>(후마니타스 출판사) 저자 유의선의 첫 인상을 기억한다. 저 깊은 어딘가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렀을 전사 냄새가 풍겼기 때문이다. 간혹 궁금했다. 그런 첫인상이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책에서 조목조목 확인했다.
“기본 계급 출신입니다” 아주 먼 나라의 고릿적 멘트를 우스개로 하던 말을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뭔 소린가 싶었다가 웃었다. 요즘 말로 하면 흙수저쯤에 해당하겠지만, 재산을 축적하려 뭔가 해먹을 일도 없고 잘난 척 우쭐대는 인텔리도 아니고 사회를 지탱하는 탄탄한 기본이 되는 계급. 누군가의 출신성분을 말할 때 고색창연해서 머쓱하게 만드는 단어인 기본계급이 ‘노농빈’이다. 노동자야 익숙하고 시골 출신이라 농민도 익숙하지만, 거리에서 마주치면서도 사실은 잘 몰랐던 노점상도 기본계급 중 빈민에 속했던 거 같은데, 책에서 다시 만났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이건 노점상 의선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 아닌가. 거리에서 음식을 만들며 예측불허로 끼어드는 것들과 얽혀 싸워온 파이터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불쑥 들린 포장마차에서 한 잔 기울일 때면 포근했다. 마차가 어떤 곡절로 여기 등장했는지 전혀 모른채 소탈한 포차에 묻히면 좋았다. 도시민의 노점상에 대한 감성은 하나가 아니다. 솔직히 노점상을 보면 구걸과 팝업스토어 중간 어드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