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 아무나 하나! 월급이라도 줘야지!

배성민
배성민 · 부산일반노조 사무국장
2023/02/26
너희가 탄압이면 우리는 미담이다 - 2편

건설노조에서 최근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바꾸 건설현장’이라는 제목으로 웹포스터와 유튜브 영상을 만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노조탄압을 비판하면서도 노조의 필요성을 국민께 알리는 작업이다.  나는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 사무국장으로 영세 중소 사업장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조로 바꾼 일터에 대해 연재하고자 한다. 제목은 ‘너희가 탄압이면 우리는 미담이다!’이다.      

노동조합에 일을 시작하고 부산시와 지자체 구군에 민간위탁된 사업장 교섭을 맡았다. 공공기관의 민간위탁 사업장인 만큼 단체교섭이 수월할 거라고 생각했다. 전직 노조 간부들도 A사 현장은 노조에 가입한지 오래되어 내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알아서 정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섭은 치열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 고성이 오갔던 살벌한 현장이었다.

A사는 기술 발전에 따라 사양사업으로 전락한 현장이었다. 정규직 노동자는 계속 줄고 있고, 일이 많은 시기에 계약직을 채용하여 일을 처냈다. 임금 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에서도 대표이사는 우는 소리를 했다.

“직원들 잘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회사 일이 줄고 있는 분위기 속에 임금 인상 쉽지 않으니 올해는 동결로 부탁드립니다. “

지금까지 교섭을 해본 모든 곳 현장 대표는 회사가 어려워 임금은 동결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A사도 마찬가지였고 평범한 중소영세사업장과 다름없었다. 문제는 현장 교섭에 대표이사의 가족들이 출동하면서부터 불거졌다.

A사는 대표이사의 가족들이 업무에 참여한다. 대표이사의 딸과 사위를 이사로 채용하여 현장과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현장 조합원들도 대표이사의 딸과 사위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서 일면식이 있었다. 하지만 교섭에 대표이사의 부인이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살벌해졌다.

1차 교섭 자리에서 노조 위원장이 대표이사의 부인이 등장하자 바로 단체교섭 참여자의 자격요건에 대한 일장연설을 하였다.  회사에 월급을 받지 않고 4대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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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힘: 신라대 청소노동자와 함께한114일>을 썼고, <성매매 안하는 남자들>공저에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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