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을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려주세요

이소연
이소연 인증된 계정 ·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자
2024/02/23
화장품 용기 62% '재활용 어려움', 번거로움과 죄책감은 소비자의 몫
“이거 진짜 인생템입니다.”

그놈의 인생템은 어찌 된 게 사람 머릿수만큼이나 많다. 그러니 이쯤 되면 인생템이 아니라 그냥 템이다. 하지만 어떤 제품은 누군가의 인생템이라는 이유로 나의 마음과 지갑 그리고 내 화장대를 흔들었다. 

소비는 쉬웠다. 돈만 내면 됐으니까. 그런데 그다음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전자레인지, 펜치, 망치. 총천연색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물건들은 놀랍게도 화장품을 버리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재료다. 섀도 가루를 구석구석을 긁어내기 위한 얇은 철사, 공중에 날리는 분진을 피하기 위한 K94 마스크, 손에 찔리지 않도록 유리를 감쌀 만한 두꺼운 종이도 빠뜨리면 섭하다. 모두 화장품 분리배출 대작전에 총출동되는 주...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9
팔로워 41
팔로잉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