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집짓고 사는 법 - 터 구하기 원주민 마을편 2
2023/01/12
터 구하기 2
오래된 마을은 오랜 세월 동안 살기 좋다는 점을 증명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현대인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깨끗한 물 상수관이 들어오고 더러운 물이 나가는 오수관이 있다. 그리고 전기가 들어온다. 어떤 경우에는 도시가스가 들어오기도 한다. 집 지을 생각이라면 이 세 가지를 확인해야 한다. 상수관, 오수관, 그리고 전기가 들어온다는 얘기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뜻이고 그 말인즉슨 건축허가를 받는 일도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는 처음부터 집을 지을 생각은 없었다. 시골에는 빈집이 많았고 유럽풍의 전원주택을 짓는 것보다 있는 집을 수리하는 게 지구에도 우리가계에도 도움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사람 마음은 다 똑같다. 우리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다. 모두들 이렇게 생각한다. 아무리 동네에서 날고 기는 부동산 아저씨라도 오래된 동네에 있는 집들은 몇 채 소개해 주지 못했다. 그나마 소개해 준 집도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다른 사람의 소유인 맹지이거나 불법 건축물이었다. 그게 아니면 부수고 새로 짓는다고 해도 문제가 될만한, 그러니까 누가봐도 살기 싫은 곳에 있는 집들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터는 내놓지 않는다. 비록 내가 살지 않더라도. 이문재 시인이 말했던가? 장소가 사라지면 안 된다고.
마을 좋은 터에 빈집이 있는 사람들은 그게 빈집이라도 내놓지 않았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도 부동산을 통하기보다는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