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전통이 된 댄스파티에서의 칼부림
2024/07/30
피에르 수숑 | 기자
댄스파티에서의 칼부림 사건이 처음 일어났던 곳은 프랑스의 소도시 크레폴이 아니다. 인근 지역인 아르데슈에서 일어났던 칼부림 사건의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당시 사건에 대해 정치적으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드롬 지역의) 크레폴에서는 현장 수사가 까다롭게 진행 중이다. 이 살인 사건은 어떻게 시작됐을까?(1) 럭비를 열정적으로 좋아했던 16세 토마 페로토는 어쩌다 평범한 마을 댄스파티가 끝날 무렵 목숨을 잃었나? 이런 종류의 까다로운 질문은 필리프(2)라는 인물에게 던지는 것이 제격이다. 크레폴과 여러 산을 사이에 둔 아르데슈는 론 지역의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 사는 필리프는 젊은 나이에 은퇴했으며 체격이 건장했다.
그에 대해서는 확고한 평판과 동시에 부인할 수 없는 전설이 있었다. 그 전설은 그가 10대 때 섭렵했던 마을 댄스파티 수만큼이나 지역 내에서 많이 알려졌다. 비밀스러운 얘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어릴 때 싸움꾼이었다”, “그가 파티에 오면 항상 싸움판이 벌어졌다”, “1대 10으로도 너끈히 싸웠다”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말보로 담배로 불붙은 패싸움
당사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젊었던 1970년대 말 댄스파티에서는 어떻게 싸움이 시작됐나?” 필리프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떻게든 시작됐다. 그렇지만 내 남동생이 전문가이긴 했다. 동생은 아랍인들이 오는 걸 보면 탁자에 말보로 담배 한 갑을 툭 올려놓고 방치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서도 담뱃갑을 계속 확인했다. 그러면 결국, 언제나 아랍인이 그걸 주워갔다. 탁자에 놔뒀던, 담배가 꽉 찬 담뱃갑 말이다! 가져간 사람이 담배에 불을 딱 붙이고 자기 친구들에게 담배를 나눠주면 동생이 난입해 ‘네가 내 담뱃갑 훔쳐갔냐, 이 자식아?’라고 말하는 거다. 그놈이 ‘몰랐다, 미안하다’라고 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