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전통이 된 댄스파티에서의 칼부림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인증된 계정 · 다른 시각을 권하는 불편한 매거진
2024/07/30
  •  피에르 수숑 | 기자


댄스파티에서의 칼부림 사건이 처음 일어났던 곳은 프랑스의 소도시 크레폴이 아니다. 인근 지역인 아르데슈에서 일어났던 칼부림 사건의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당시 사건에 대해 정치적으로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공포의 그림자>, 2023 - 에릭 바스타인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드롬 지역의) 크레폴에서는 현장 수사가 까다롭게 진행 중이다. 이 살인 사건은 어떻게 시작됐을까?(1) 럭비를 열정적으로 좋아했던 16세 토마 페로토는 어쩌다 평범한 마을 댄스파티가 끝날 무렵 목숨을 잃었나? 이런 종류의 까다로운 질문은 필리프(2)라는 인물에게 던지는 것이 제격이다. 크레폴과 여러 산을 사이에 둔 아르데슈는 론 지역의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 사는 필리프는 젊은 나이에 은퇴했으며 체격이 건장했다. 

그에 대해서는 확고한 평판과 동시에 부인할 수 없는 전설이 있었다. 그 전설은 그가 10대 때 섭렵했던 마을 댄스파티 수만큼이나 지역 내에서 많이 알려졌다. 비밀스러운 얘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어릴 때 싸움꾼이었다”, “그가 파티에 오면 항상 싸움판이 벌어졌다”, “1대 10으로도 너끈히 싸웠다” 등의 이야기들이었다.

 

말보로 담배로 불붙은 패싸움


당사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젊었던 1970년대 말 댄스파티에서는 어떻게 싸움이 시작됐나?” 필리프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떻게든 시작됐다. 그렇지만 내 남동생이 전문가이긴 했다. 동생은 아랍인들이 오는 걸 보면 탁자에 말보로 담배 한 갑을 툭 올려놓고 방치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서도 담뱃갑을 계속 확인했다. 그러면 결국, 언제나 아랍인이 그걸 주워갔다. 탁자에 놔뒀던, 담배가 꽉 찬 담뱃갑 말이다! 가져간 사람이 담배에 불을 딱 붙이고 자기 친구들에게 담배를 나눠주면 동생이 난입해 ‘네가 내 담뱃갑 훔쳐갔냐, 이 자식아?’라고 말하는 거다. 그놈이 ‘몰랐다, 미안하다’라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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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르몽드의 대표적인 자매지로 약칭은 "르 디플로"입니다. 국제뉴스를 다루는 월간지로 30개 언어로 51개 국제판이 발행되고 있다. 조르조 아감벤, 아니 에르노,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피에르 부르디외 등 세계적 석학들이 즐겨 기고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어판이 2008년10월부터 발행되어 우리 사회에 비판적인 지적 담론의 장으로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일컬어 "세계를 보는 창"이라고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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