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단상
2023/12/12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 본 적이 있다면 여러 가지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될 거다. 내가 기존에 알던 것과는 다른 점들이 몇 가지 있다.
일단 열에 여덟은 모두 핸드폰을 보고 있다는 것. 무서우리만큼 모든 사람이 작은 화면 속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도 있고 젊은 남자들은 많은 수가 게임을 한다. 알고리즘의 신박한 이끌림에 몸을 맡기며 릴스 시청에 여념이 없는 이들도 대다수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명은 무얼할까? 거의 예외 없이 모자란 잠을 보충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예상외로 핑크색 임산부 배려석을 비워 놓는다. 물론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냉큼 핑크색이 안 보이는 색맹이기라도 한 것처럼 앉자마자 눈을 감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핑크색 배지를 단 임산부들이 앉아있거나 빈자리로 간다. 사람이 제법 탄 퇴근 시간에도 비어 있어서 새삼 놀란다. 출산율이 떨어진다니 이런 배려를 통해서라도 제발 아이를 낳아주시라는 긴급한 외침인가 싶어 혼자 씁쓸해진다.
며칠 전에는 임산부 배지를 단 여성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