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불멸의 의료면허’… 검찰과 복지부의 책임을 묻는다
2024/01/26
법원도서관을 집처럼 들락거린 날들이 있다. 기획 <검사가 ‘살려준’ 의사들>과 쌍둥이 기획 <복지부가 ‘살려준’ 의사들>을 취재한 지난날들이 그랬다.
법원도서관에선 법원이 갖고 있는 판결서를 직접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당시 기자에게 법원도서관은 마지막 동아줄이었다. 감사원 감사보고서만 갖고서 퍼즐을 맞추기엔 가려진 정보가 너무 많았다. 정보공개 청구도, 국회의 도움도 막힌 상황에서 유일한 취재 방법은 판결서라도 뒤져보는 일이었다.
법원도서관에 마련된 컴퓨터는 고작 6대. 한 타임당 이용 가능 시간은 약 1시간 30분.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메모지만 사용할 수 있고,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는 반입이 금지돼 있다. 방문 전 예약부터 판결서 열람까지, 모든 게 쉽지 않은 이곳을 약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방문했다. 무덤처럼 쌓인 수만 건의 판결서를 샅샅이 살폈다. 감사보고서에 적힌 힌트는 담당 법원, 재판 확정일자, 혐의, 선고형량뿐. 이 정보가 한데 일치하는 사건은 잘 특정되지 않았다. 기자가 찾으려는 사건만 유독 꼭꼭 숨겨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문턱이 닿도록 드나들었더니, 언젠가부터는 법원도서관 시설관리자들도 주차장 차단기를 알아서 올려줬다. 그때쯤이었다. 막혔던 취재의 길이 열리기 시작한 것이. 찾고 있던 판결서가 마치 낚싯바늘을 문 물고기처럼 모니터 위로 튀어 올라왔다. 사건이 하나둘 특정되기 시작했고, 드디어 기막힌 사건들의 전말이 눈앞에 펼쳐졌다.
눈과 손이 바빴다. 한 글자도 놓치지 않으려고 모니터를 보는 눈은 좌우로, 마우스 스크롤을 굴리는 손가락은 위아래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때마다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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