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감자탕에는 감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어디 감자탕 집에는 감자가 있다는 말씀 하실 분들 있을 것 같은데, 최근 가본 감자탕 집에 감자가 있는 걸 못 봤다.
그런데 감자탕 집에 감자탕의 유래를 뻔뻔하게 적어놓은 것은 종종 본다. 감자탕의 감자는 돼지 등뼈를 가리키는 고유어이고 감자탕은 백제 시대로부터 내려오는 우리 전통 음식이라는 설명이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아무 문헌적 근거를 발견할 수가 없다. 백제 시대라니.
감자탕은 80년대 허리우드 극장 근처에 가면 먹을 수 있었던 싸게 술안주가 되는 음식이었다. 감자알이 뻘건 국물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게 마련이었는데, 하나 더 달라고 조르거나 알이 적다고 불평하는 일이 흔했다. 그 안에서 고기를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웠다.
허리우드 극장 골목에는 돼지머리가 즐비했었다. 고사를 지내려고 멋지게 웃고 있는 돼지 머리를 고르려고들 가던 곳이다. 돼지가 그렇게 들어오니 당연히 남는 돼지뼈들도 잔뜩 있었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