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들의 중간고사가 있다. 중학교에서 치르는 공식적인 첫 시험이었다. 과목은 역사와 수학이었다. 3주 전부터 시험에 관해서 상당히 생색을 냈다. "아들, 주말에 산소 가는데 같이 가야지.""아.... 시험이라서 이번에만 빠질게.""아빠랑 영화 한편 볼까?""시험공부해야 해."맥락만 보면 상당히 대견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속이 터졌다. 공부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틈 만나면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 속으로 수천 번은 공부하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 뒤에 펼쳐질 일들이 그림처럼 그려졌기 때문이다.그래도 궁금해서,"공부는 많이 했어?""그럼. 나름 했지."그래, 믿어야지. 분명 내가 안 보는 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거야.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을 믿듯이 아들을 추앙하기로 했다. 어제도 퇴근하고 집에 오니, 안방 침대에 누워 유튜브를 보고 있었다."아들, 내일 시험인데 안 떨려?""별로. 아빠 나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