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룩소로 오고 나서 2000명짜리 초대형 여론조사를 했다. 두 번이나. 6월에 한 번, 9월에 한 번. 6월 조사의 주제는 청년 문제, 좀 더 익숙한 단어로 하면 ‘이대남 현상’이다. 시사IN에서 일하던 2019년, 20대 남자 현상을 다룬 적이 있다. 기사가 상상 이상으로 터져 버려서 책까지 냈다. 당시에 기사가 잡아낸 키워드는 ‘남성 마이너리티 정체성’이었다. 이제는 남자가 2등 시민이라는 감각. 권력이 여자를 부당하게 우대한다는 분노. 남자를 2등 시민으로 추락시킨 선봉에 바로 페미니즘이 있다. 2년 전에도 궁금했지만 시간과 예산 제약으로 확인하지 못했던 질문이 있다. ‘이대남’이라는 단일 그룹이 존재하긴 하는가? ‘이대남 현상’을 주도하는 것은 어느 계층인가? 상층? 그럴듯하다. 괜찮은 대학을 나온 중산층의 아들들이 사회에 갈만한 자리가 부족하다는 걸 깨달을 때, 강력한 분노가 터져나올 수 있다. 하층? 이 또한 그럴듯하다. 불안정노동자의 아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