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걱정, 잡념이 가득 차면 운동을 할 시간을 어렵게 내도 집중을 할 수 없다. 요가하면서 명상하다 먼 길을 떠나고 근력 운동을 하다가도 호흡을 잊는다. 머리가 복잡하고 말 한마디 섞을 에너지도 없을 때 나는 자주 산에 올랐다.
출산 후 바닥으로 떨어진 체력을 기르려고 동네 뒷산부터 올랐는데 그 작은 언덕 하나 오르는데 수십 번을 쉬면서 겨우 올랐다. 그 쉬는 횟수가 줄어가며 점점 자신감을 얻던 어느 날, 북한산 원효봉에 마침내 올랐다. 처음엔 2시간 반이 걸렸는데 나중엔 1시간 반 컷을 하고 다녔다. 회사나 단체에서 하던 등산을 너무 싫어했는데 혼자 하는 등산은 굉장한 매력이 있었다. 30대 중반에 나는 그렇게 산의 맛을 알게 되었다.
주 1, 2회 강의 없는 날은 등산복 차림으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넣고 바로 등산해서 땀 쭉 빼고 내려오면 그렇게 개운할 수 없었다. 점심을 먹는 단골 식당도 생겼는데 그곳에 아침 일찍 주차를 하고 오면 사장님은 내 차와 나를 알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