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애인들의 메인 불만은 내가 좀처럼 낭만적인 약속 을 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요컨대 "영원히 너만 사랑할거야" 같은 거. "나는 너랑 꼭 결혼할거야" "너를 닮은 아기를 가질 거야 "
고요한 이들은 홀로 앓다 더 상할수도 없도록 곪은 상처를 안고 쩔쩔매다 내게 들키고야 말았고, 솔직한 이들은 너의 미래엔 내가 왜 없느냐고 자주 따져물으며 슬퍼했다. 이 자린 우리의 관계에서 심심할때마다 수면위로 끌어올려지며 싸움의 연료가 되는 순환주제이자 눈감아지지 못하는 아픔이었다.
사랑스런 애인의 "자기, 나보다 더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야?" 하는 어쩌면 너무나 답이 정해져있는 물음 앞에 "당연히 그 남자랑 사랑해야지"라고 대답하는 건 결벽적으로 지킬 말만 하고 싶어 하는, 어쩌지못하는 내모습이었다. 나는 언제나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을 것이며 지금 이시간은 너를 가장 사랑하기 때문에 연인으로 지내고 있는 것이라는 항변은 "어떻게 지금 이렇게 나와 지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