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300∼2,500년 전 위대한 요설(饒舌)의 시대가 이 행성에 존재했다.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시기에 동양촌과 서양촌을 아우르는 공진화(共進化)라도 있었던 것처럼 동양과 서양 땅 모두에서 위대한 입들이 나타나 찬란한 요설(饒舌)의 시대를 이루었다.
혓바닥 좀 놀린다는 무수한 전설들이 동양과 서양의 중원을 누비다 하늘로 불려 올라갔는데, 하늘에 올라가보니 언어가 달라도 말이 통하고, 문자가 달라도 서로의 생각이 이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함께 살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서열을 정하기가 어려웠다. 서로의 책력이 달랐으므로 태어난 순서로 서열을 정하기도 어려웠고, 혓바닥으로 주유천하했던 인물들인지라 개와 닭처럼 싸워 서열을 정하기도 어려웠다. 그들의 입은 지극한 반열에 올랐으나, 살아생전 서로의 음식을 맛보지 못한 터여서 함께 밥상에 앉기도 어려운 것도 함께 살지 못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리하여 동양과 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