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오, 승혜님. 그대로 유지!! 유지! 유지이이이이이이이!” 강사의 안타까운 탄식이 이어졌지만 이미 내 몸은 폴에서 내려온 뒤였다. 폴댄스 수업에서는 매번 그날 배운 기술을 다른 여러 가지 동작과 함께 조합하여 하나의 ‘콤보’로 만든다. 그리고 그걸 한번에 수행하는 연습을 한다. 그렇게 완성한 콤보는 마지막에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남겨둔다. 동작을 얼마나 제대로 해내는지, 고치거나 더 나아지게 할 부분은 없는지 살피기 위해서다. 자기 모습을 자기가 볼 수는 없는데다가, 거울이 있다고 한들 폴 위에 있을 때는 동작을 수행하기 바빠 통 거울 볼 정신이 없으니. 이날도 역시나 수업시간에 배운 기술을 마지막에 촬영하던 중이었다. 회원들이 촬영을 할 때는 대개의 경우 강사가 옆에서 지켜보며 코멘트를 해 주곤 하는데(다리를 좀 더 내려라, 허리를 더 꺾어라, 고개 방향은 어느 쪽으로 해라 등등)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에게도 역시 동작을 좀 더 오래, 길게 보여주라는 의미에서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