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현
대중매체와 사회를 씁니다.
⦧home and nest⦦ 에세이와 칼럼, 조금의 소설. 에세이 2권, 학술서 공저 1권, 한겨레 칼럼 seedsofthought.biz@gmail.com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4)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4)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역사와 개인, 주체적 역사 의식
<인생>과 <5일의 마중>에서 드러나듯, 역사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개인은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받는다. 이데올로기적 색채와 정치적 수사를 매개로 해서, 현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역사의 기억, 불명예를 삭제하는 일이 현재의 조국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기억을 구성하기 위한 필수 전제이다. 망각으로서의 역사와 변형가능성으로서의 역사가 혼재하게 된다. 무엇이 역사적 사실인가 하는 문제 자체는 미궁 속에 빠진 채[11]로 서술자에 따라 인물의 주체적 역사의식은 달라졌고, 망각하게 되었다.
인간은 잊지 않도록 매체를 활용하게 되었고, 문화로서 기억은 수많은 매체에 의해 생성되고 간직되고 전달된다.[12] 씌어지고 읽혀지는 과정은 사실 많은 것의 상실과 망각을 내포하고 있다.[13] 그러한 맥락에서 매체 밖이라고 할 지라도, 이러한 역사의식을 매체로 전달받아 실제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다고 할지라도 온전한 개인의 ...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3)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3)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영화 <인생>과 <5일의 마중>은 문혁 이후 등장해 중국 영화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 받는 제 5세대 감독에 속하는 장이머우 감독의 작품으로, 문혁의 상흔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생>과 <5일의 마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공통적으로 문혁이라는 역사의 흐름에 놓여있다. (<인생>은 중국현대사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으나 문혁을 중심으로 보고자 한다.)
이들 개인의 역사가 큰 역사의 틀 안에서 존재할 때, 문혁과 세태의 흐름을 대하는 방식이 인식적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을까? 또 이러한 인식의 차이가 문혁의 망각서사를 어떻게 지지하고, 반영하고 있을까? 정치, 사회적 흐름에서 망각과 침묵의 서사로써 문혁의 서술이 개인의 역사로 편입될 때 주체적인 역사의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과 <5일의 마중>에서 나타나는 문화대...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2)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2)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고의적 망각
문화대혁명은 피해자들에게는 잊고 싶을 만큼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고 이는 고의적 망각으로 서술된다.부르주아계급과 자본주의의 타파라는 노선 아래에서 부르주아정신을 지녔다고 여겨진 지식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군중대회에서의 공개적 비판, 노동개조교육이라는 명분 하의 체력노동을 행해야 했다. 실제로 탄압받은 사람들 중에는 “사회주의를 옹호하는 이미 노동자 계급의 일부가 된 유능하고 성과를 낸 광범한 지식인들”[3]을 포함하고 있었다. 혁명을 위해서 부르주아정신을 갖춘 반동분자를 만들어 내기까지 한 것이다. 이들이 반추하는 문혁이 고통과 통탄의 역사임을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망각은 주체가 불필요한 경험에서 오는 고통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며[4] 이 기제를 활용하여 인간은 트라우마로 인한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어막을 형성한다. 그러한 이유에서 피해의 당사자인 이들이 문혁을 ‘망각’하고자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한편...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1)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문화대혁명 망각하기: 역사와 서사물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가? (1) <삼체>, <인생>, <5일의 마중>
넷플릭스 시리즈로 공개된 <삼체>가 연일 화제다. 문화대혁명(문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동명의 SF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문화대혁명을 보는 기존의 관점은 “대규모의 군중 운동, 파괴, 공개 비판과 공개 처형 등, 온갖 폭력적 행위가 난무하는 모습이 떠오르는[1]” 비극적인 동란이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을 ‘단순히’ 비극의 역사만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혁개방에 영향을 준 점 등을 고려하거나, 문화대혁명의 직격탄을 맞았는지의 여부에 따라서도 그 의미는 다르게 관여한다. 서구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외에서도 다양한 관점이 혼재한다.
중국 내부에서는 어떨까? 최근 중국 현지에서는 <삼체> 속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와 문화대혁명 자체에 대한 묘사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들에 의해 관련 기사 등에 악플이 달리기도 한다고 한다. 또 실제로, 이 <삼체>는 중국 기업 텐센트에서 만든 ...
우리는 왜 자꾸 바꿔보고 싶은 걸까요? <환승연애>, <체인지 데이즈>
우리는 왜 자꾸 바꿔보고 싶은 걸까요? <환승연애>, <체인지 데이즈>
“유교 인간인 나는 정말 이 프로그램을 이해 못 하겠다···.”
바야흐로 2021년, TVING 오리지널의 <환승연애>와 카카오 TV의 <체인지 데이즈>는 방영 시작 전부터 ‘마라맛’ 예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헤어진/헤어질 연인과 한 공간에서 지낸다는 것만으로도 기묘한데, 나와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 함께 살고, 그들과 데이트를 해야 한다니. ‘헤어진 연인과 마주치면 아는 척한다, 안 한다’ 가지고도 양자택일 게임을 하는 대한민국에선 이 두 예능을 보고 자극적이라고 외쳤다.
<환승연애>와 <체인지 데이즈>는 ‘이별’이라는 키워드를 ‘공동생활/합숙’의 형태로 풀어냄과 동시에 ‘환승’과 ‘체인지’라는 명명으로 연인이 뒤바뀜을 암시했다. 이 점이 곧 논란의 요지가 됐다. 그러나 그간의 잡음과는 별개로 방영 후 두 예능은 연일 화제다. 어쨌든 긍정적인 쪽으로. <환승연애>는 1화 방영을 시작하자마자 ‘과몰입’을 유발한다며 팬...
작위성은 어떻게 진정성이 되는가? <싱어게인>과 <슈퍼스타K>, <미래일기>와 <우리 결혼했어요>
작위성은 어떻게 진정성이 되는가? <싱어게인>과 <슈퍼스타K>, <미래일기>와 <우리 결혼했어요>
싱어게인과 미래일기, 그리고 떠오른 것 <싱어게인3>가 끝났다. 성공을 거둔 시즌 1과 시즌 2를 뒤이어 방영된 시즌 3를 보며 생각한 것은, 어쩌면 이것이 <슈퍼스타K>의 재현이 아닐까 싶은 의문이었다 (<싱어게인>의 윤현준 CP는 <슈퍼스타K>가 아니라고 언급했지만).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어딘가의 숨어있던 능력자가 대중 앞에서 노래로 그 존재를 각인시키는 것. 존재는 ‘가수’가 된다. 제목을 떼어 놓고 보니 <슈퍼스타K>인지 <싱어게인>인지 알 수 없지 않은가.
넷플릭스의 일본 리얼리티 예능을 잘 본다. 공개 예정일 때부터 찜해두었던 <미래일기>(예능)을 완주했다. 밤에 틀었다가 새벽 내내 몰아보고 말았다. 이런 과몰입 유발 콘텐츠 같으니라고. 신나게 보며 생각한 것은, 어쩌면 이것은 <우리 결혼했어요>의 또 다른 버전은 아닐까 싶은 의문이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갑자...
버추얼 아이돌이 초동 50만장? 도대체 플레이브(PLAVE)가 누군데?: 사회학적으로 분석하기
버추얼 아이돌이 초동 50만장? 도대체 플레이브(PLAVE)가 누군데?: 사회학적으로 분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