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택시를 탔다가 생애 처음 극강의 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
그 때가 새벽 1시 쯤이었던 것 같다.
대학로에서 택시를 잡아탔는데 목적지에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
가방에 카드가 없음을 알게 되었고,
택시 미터기를 보니 목적지에 도착하면 3000원 정도가 부족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저씨, 제가 현금이 얼마얼마 있는데 3000원 정도가 부족할 것 같으니
가시다가 얼마얼마가 되면 중간에 내려주세요.' 라고 말했다.
그런데, 택시기사는 말이 없었다.
5초, 10초...
시간이 지날 수록 택시 안의 공기가 숨막히는 듯 했고
나는 초조함이 점점 커져갔다.
대략 30초 정도 지났을까.
택시 기사는
'그럴 필요 없이 아가씨 바지만 벗으면 택시비는 낸 걸로 해줄게.'
라고 말하며 나지막하게 웃었다.
그 모든 것이 얼마나 소름이 끼쳤는지 나는 소리를 지르며 당장 내려달라고 했고,
전화를 거는 척하면서 내가 5분 뒤에 연락이 안되거나 하면
당장 112에 신고해 달라고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