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학교 교육을 통해서 받은 세대 중의 한 사람으로서 시는 시험을 풀기 위해 읽어야 하는 것이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낼 연애편지에 사용될 장식적 도구였습니다(실제로 실행해 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만).
다른 삶의 자리에서 ‘시’는 지극히 고상하여 범접할 수 없는 것처럼 여겨져 'out of 안중'이 되기 십상입니다. 시를 노래로 부르게 되는 경우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는 시보다는 노래로 더 많이 접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가끔 흥얼거릴 때가 있습니다.
시를 향유하는 고전적 방법에는 '시낭송'이라는 것이 있지요. '시낭송회'라는 게 있다는 걸 본적이 있습니다만, 한 번도 가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서 시낭송이라는 걸 처음 접했던 것은 <빨강머리 앤>이라는 만화에서였습니다.
앤은 문학소녀답게 시낭송도 좋아하고 잘 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저는 그런 문학적 감성이 없어서인지, 그 만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