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된 비행사 - 염상섭, <불연속선>
염상섭의 <불연속선>에 대한 선행연구들은 대개 <삼대>와의 연관성을 지적한다. ‘구세대(아버지, 할아버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젊은 세대의 고뇌’라는 주제의식을 소설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삼대>의 자장 안에 속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이 완전히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불연속선>이라는 소설 고유의 특질과 매력이 부각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염상섭은 <불연속선>의 주인공으로 ‘김진수’라는 인물을 내세운다. 김진수는 일본에서 비행학교를 졸업하고 삼등비행사 자격을 취득한 인물이다. 그러나 학교를 나왔다고 밥벌이가 될 리는 없다. 근 일 년 펀들펀들 놀며 볶이다 못하여 어쩐둥 동경으로 달아나게 되었다. 한 오 년 한 고생이야 남에게 말 못할 일도 하도 많으나 어쨌든 또 어쩐둥 하여 소원대로 삼등비행사(三等飛行士)가 되었다. 그러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