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네 가지 종류의 일이 있다고 한다.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하지만 급하진 않은 일,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데 급하지도 않은 일. 수 년 전 배우 신애라가 토크쇼에서 한 이야기였는데, 일에 대한 신박한 구분법에 감탄했다. 이 네 가지 구분법을 머릿속에 넣고 내가 끌어안고 있는 일들이 각각 어느 카테고리에 들어갈까 고민한 적이 있다. 요즘도 할 일은 많은데 무엇부터 해야할지 몰라 허둥댈 때면 네 가지 종류의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곤 자신에게 묻는다. 그러니까 뭐부터 해야 하는 거지.
정리를 잘 못한다. 물건부터 생각에 이르기까지. 물건은 늘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곳에 놓여있고(립밤이 세탁기에 있다든가) 남편이 대신 찾아줄 때가 잦다. 정리를 천직처럼 똑부러지게 잘하며 잔소리도 극심한 엄마 밑에서 자라, 오랜 시간 정리를 잘하는 '척'하며 살아왔다. 너는 왜 그 모양이냐. 대체 내 뱃속에서 나온 애가 맞냐. 잔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는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