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은 역무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종종 재미삼아 구리나 놋쇠, 주석 같은 금속 조각을 선로 위에 놓아두었다가 기차가 지나간 뒤에 괴상한 형태로 우그러든 것들을 저녁이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주워 모았다. 이 금속 조각들에는 그 모양새가 연상시키는 것에 따라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다. 동양의 나비들을 수집해놓은 것 같기도 하고, 사탕을 쌌던 알록달록한 은박지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내가 상자에 담긴 것들을 관 속에 차례로 쏟아 부어 삼촌이 몸을 귀한 쇠붙이들로 치장한 뒤에야 장의사 일꾼들이 관 뚜껑을 닫았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꾸러미를 만들 때처럼 내가 그 일에 공을 들인 덕에 삼촌은 고관대작처럼 잠들 수 있게 된 것이다.
-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이창실 역, 문학동네, 2016. 고독했던 시기에―물론 나는 여전히 고독하다. 고독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은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고 있거나, 고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만큼 존재에 대한 심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