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문장 18 - 고독을 증명하는 수집품들
2023/10/02
삼촌은 역무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종종 재미삼아 구리나 놋쇠, 주석 같은 금속 조각을 선로 위에 놓아두었다가 기차가 지나간 뒤에 괴상한 형태로 우그러든 것들을 저녁이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주워 모았다. 이 금속 조각들에는 그 모양새가 연상시키는 것에 따라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다. 동양의 나비들을 수집해놓은 것 같기도 하고, 사탕을 쌌던 알록달록한 은박지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내가 상자에 담긴 것들을 관 속에 차례로 쏟아 부어 삼촌이 몸을 귀한 쇠붙이들로 치장한 뒤에야 장의사 일꾼들이 관 뚜껑을 닫았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꾸러미를 만들 때처럼 내가 그 일에 공을 들인 덕에 삼촌은 고관대작처럼 잠들 수 있게 된 것이다.
![](https://alook.so/assets/hurdle-bg-1799b769f63897f591a4ec02ca099354308b8484ea688c711bd739afa0683c96.png)
@마음걷기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저는 계룡시에 있는 추모 공간에 잠시 다녀온 것 말고는 조용히 지낸 추석입니다.
명절과는 어떻게 해도 친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주위분들에게 우수개 소리로 아주 긴 유서를 쓴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는 하는데, 실은 그게 제 진심이기도 합니다. 유서의 형식을 다양하고 길게 시도해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때론 가볍게, 때론 무겁게, 때론 유쾌하고, 때론 좀 슬프게 말이지요. ^^
선생님 긴 명절 연휴 잘 지내셨는지요?
야생콩 수확으로 풍성한 뒷마무리까지..부럽습니다.
오늘 읽은 책속에서 "죽음이야말로 삶이 아닌지"란 구절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선생님 글을 읽다 보니 일부나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한 줄 조사를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는것도 같구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긴 명절 연휴 잘 지내셨는지요?
야생콩 수확으로 풍성한 뒷마무리까지..부럽습니다.
오늘 읽은 책속에서 "죽음이야말로 삶이 아닌지"란 구절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선생님 글을 읽다 보니 일부나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한 줄 조사를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는것도 같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