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속 문장 18 - 고독을 증명하는 수집품들
2023/10/02
삼촌은 역무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종종 재미삼아 구리나 놋쇠, 주석 같은 금속 조각을 선로 위에 놓아두었다가 기차가 지나간 뒤에 괴상한 형태로 우그러든 것들을 저녁이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주워 모았다. 이 금속 조각들에는 그 모양새가 연상시키는 것에 따라 하나하나 이름을 붙였다. 동양의 나비들을 수집해놓은 것 같기도 하고, 사탕을 쌌던 알록달록한 은박지들처럼 보이기도 했다. 내가 상자에 담긴 것들을 관 속에 차례로 쏟아 부어 삼촌이 몸을 귀한 쇠붙이들로 치장한 뒤에야 장의사 일꾼들이 관 뚜껑을 닫았다.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꾸러미를 만들 때처럼 내가 그 일에 공을 들인 덕에 삼촌은 고관대작처럼 잠들 수 있게 된 것이다.
-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이창실 역, 문학동네, 2016. 고독했던 시기에―물론 나는 여전히 고독하다. 고독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은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고 있거나, 고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할 만큼 존재에 대한 심미안을 갖지 못한 것이다. 그 사실이 불운인지 행운인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마음걷기
고맙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저는 계룡시에 있는 추모 공간에 잠시 다녀온 것 말고는 조용히 지낸 추석입니다.
명절과는 어떻게 해도 친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주위분들에게 우수개 소리로 아주 긴 유서를 쓴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하고는 하는데, 실은 그게 제 진심이기도 합니다. 유서의 형식을 다양하고 길게 시도해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때론 가볍게, 때론 무겁게, 때론 유쾌하고, 때론 좀 슬프게 말이지요. ^^
선생님 긴 명절 연휴 잘 지내셨는지요?
야생콩 수확으로 풍성한 뒷마무리까지..부럽습니다.
오늘 읽은 책속에서 "죽음이야말로 삶이 아닌지"란 구절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선생님 글을 읽다 보니 일부나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한 줄 조사를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는것도 같구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긴 명절 연휴 잘 지내셨는지요?
야생콩 수확으로 풍성한 뒷마무리까지..부럽습니다.
오늘 읽은 책속에서 "죽음이야말로 삶이 아닌지"란 구절을 읽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선생님 글을 읽다 보니 일부나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한 줄 조사를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는것도 같구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