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의 산림소방대원들은 하루 전에 번갯불로 시작된 산불을 끄려고 투입된 최정예 요원들이었다. 이들이 세운 계획은 불길이 다가오는 곳 주변의 흙을 뒤집어서 방화선을 만들어 불길을 가둔 다음에, 화마가 집어삼킬 먹있감이 많지 않은 지역으로 불길을 유도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들이 맨둘치 라 불리는 산의 정상 부근에 낙하한 것은 1949년 8월이었다.  400미터쯤 내려갔을 때였다. 대장이던 와그너 도지는 언제 바람이 바뀌었는지 불길이 협곡을 넘어서 자기들을 향해 맹렬하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화염이 일렁거리는 높이는 무려 9미터나 되었다. 불길은 앞으로 채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축구장 두 개 넓이의 산림을 가로질러서 닥칠 터였다.   오후 5시 45분 불길을 가두겠다는 계획은 이미 불가능했다. 도지는 작전을 바꾸어야 했다. 싸울 때가 아니라 도망가야 할 때였다. 재빠르게 판단을 내린 도지는 대원들에게 경사면을 다시 올라가라고 명령했다. 대원들은 가파른 언덕을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