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로베르 뒤푸르 | 철학자
약 100년 전, 독일 출신 사회학자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이 발표된 이후 자본주의는 금욕주의적, 엄숙주의적, 권위주의적이며 청교도적이고 검소한 것처럼 인식돼왔다. 그러나 영국의 의사이자 철학자였던 버나드 맨더빌(1670~1733)이 쓴 <꿀벌의 우화>를 읽으면, 그러한 인식이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였음을 알 수 있다.
버나드 맨더빌이 쓴 <꿀벌의 우화>는 처음에는 1705년 <투덜대는 벌집, 또는 정직해진 악당들>이라는 제목의 풍자시로 발표됐다. 이 글에서는 풍요로운 한 벌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 벌집 안에서는 모든 직업들이, 그리고 각종 악덕 역시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특히 그런 번영의 원천 자체도 이 벌집의 벌들 모두가 각각 어느 정도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벌들이 문득 죄의식에 사로잡혀 정직해지기로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