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오는 날을 좋아한다. 빗소리를 듣고 흙냄새를 맡으면 차분해지면서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비오는 날은 우산없이 즐겁게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맛있는 전과 막걸리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전을 부쳐먹기로 했다.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엔 항상 인터넷으로 다양한 레시피를 살펴본다. 그리고 가장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방식으로 만들어본다. 나는 쫀득한 전보다는 바삭바삭한 전을 선호하기 때문에 부추전과 김치전 반죽에 튀김가루를 섞는 방식을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 투박한 모습이지만 비오는 저녁의 분위기가 더해져서인지 맛있는 전이 완성되었다. 비록 시판이지만 육개장도 저녁상과 잘 어울렸다. 아쉽게도 동그랑땡은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두 배속으로 사라진 후였다. 초보 주부에게 저녁상을 준비하는 것은 아직 어색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