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평등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 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자보다 여자가 사회생활에서 약간 더 불편함과 부당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물며 여자이고 조현병까지 앓고 있다면 어떠하겠는가? 몇 년 째 조현병을 앓고 있는 여 조카의 이야기이다.  처음엔 남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조카를 옆에서 지켜보니 심적으로 여간 마음 아픈 게 아니었다. 조카는 엄마보다 이모인 나를 더 의지했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우울감과 불안감 그리고 삶에 대한 자포자기의 심정을 구구절절 읊어댔다. 카페에 있다가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에 굉장히 신경을 쓰며 자신은 하찮은 존재라고 너무 자신감이 하락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늘 어깨는 쳐져 있고,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렸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힘이 되는 위로와 긍정의 말 그리고 너는 소중한 존재라는 자존감 올려주는 말 뿐이었다. 그리고 함께 있을 땐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좋은 글귀가 있는 책을 사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