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나오는 래퍼들을 보면서 아주 명료하게 느꼈던 것이 하나 있다. 그들이 무대 위에서 랩을 할 때와, 무대 밖에서 사람을 대하며 살아가는 모습 사이의 분열이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내가 느낄 때는, 뛰어난 래퍼일수록 무대 위에서와 밖이 분리되었다. 가사 속에서는 온갖 욕도 하면서 신경질적이고 분노를 쏟아내더라도, 무대 밖에서는 그렇게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착한 사람이 따로 없는 것이다.
그 분열을 보면서 느끼면서, 바로 글쓰는 일도 같다고 생각했다. 글쓰는 일은 기본적으로 글쓰는 자아와 생활하는 자아의 명확한 분리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글쓰기 속에서 아무리 치열하고, 비판적이고, 성찰적이고, 날이 서 있거나 반대로 관조적이라고 하여도, 생활 속의 자아가 그와 같지는 않다. 생활인은 생활을 할 뿐이다. 그리고 집에서 글쓰는 자아는 글을 쓸 뿐이다.
사회생활을 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있어서는, 무난하고, 특별할 것 없고, 그저 적당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