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득한 뒤에는 삶의 지평이 바뀐다. 세상에 공짜가 없는 법이니 그 단순한, 누구나 아는 진리를 체득하는 데에는 댓가가 따르기 마련이다.
가까운 사람을, 아끼는 사람을, 절대 놓고싶지 않은 사람을, 절대로 놓을 수 없는 사람을 잃고서야 또는 그토록 자신했던 건강을 잃고서야 삶은 다시금 우리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것 같지 않은 삶에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무엇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움'이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며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시간, 그 시간이 있다면 삶은 영위되어지고 버텨지고 지나가고 그리고 머문다.
이 가을 누군가 미치게 그리운가.
그렇다면 당신은 아직 뜨겁게 살아있다는 것, 그런 당신의 그리움이 그런 당신이 온 몸으로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나는 미치도록 좋다. 우리 모두의 그리움을… 우리 모두의 살아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