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공 의식의 꿈을 꾸는가
구글 언어 인공지능(AI) 모델 람다를 둘러싼 의식 논쟁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법학자와 공학자의 대담, 뇌과학자의 지능-의식 진단, 그리고 SF 작가의 픽션 등 세 편의 글을 통해 AI와 의식을 둘러싼 문제들을 살펴봤다.
최종 업데이트
2022/08/18
6월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한 구글 엔지니어의 도발적인 주장을 담은 기사를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책임있는 인공지능(AI) 부서 소속 엔지니어 블레이크 르모인이 구글이 개발한 챗봇(대화 프로그램)용 언어 AI 모델인 '람다(LaMDA)'를 조사한 결과 람다에게 의식이 있다(sentient)는 보고서를 구글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구글은 르모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르모인을 현업에서 배제했고, 르모인은 람다와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전 세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의식이 있는 AI의 등장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대화와 감정을 표현하는 AI가 등장했으며, 이를 통해 인간 의식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태 한 달 뒤, 구글은 르모인을 해고했다. 람다의 의식 논쟁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세 편의 글을 통해 AI와 의식을 둘러싼 문제들을 살펴봤다. 먼저 AI 윤리를 연구하는 공학자와 법학자의 대담을 통해 AI에서 의식의 구현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법적,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다.
대담에 참여한 김종욱 동아대 교수와 최은창 MIT테크놀로지리뷰 편집위원은 AI에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의지를 구현하는 일은 가능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AI가 도덕행위자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진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한 질문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세계적 뇌과학자이자 지능 전문가인 이대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AI가 왜 지능의 주체가 될 수 없는지, 따라서 의식의 대상이 될 수 없는지 밝힌다. 마지막으로 곽재식 작가는 이번 논쟁에서 모티브를 얻어 SF 단편 소설을 보내왔다. 사람과 비슷한 반응을 하도록 개발된 AI 로봇이 등장한 근미래에, 로봇이 인격을 지닌 존재로 여겨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철학적인 논란들을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그려냈다.
AI와 의식을 한데 엮은 해프닝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반복될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기에 AI에게 계속 의식과 의지, 지능 등 인간적 속성을 투영하고 비교할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정말 기능적으로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의식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계가 의식을 지닐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춰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더 중요한 다른 질문을 던질 기회를 잃을 뿐이다. 반 발 또는 한 발 앞서서 찾아온 기계 의식 논쟁을 통해 미래를 미리 준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AI ‘람다’ 의식 논쟁, 질문을 바꿔야(김종욱,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최은창, MIT 테크놀로지 리뷰 편집위원·윤신영, alookso 에디터)
전 세계에서 논란이 일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의식이 있는 AI의 등장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사람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대화와 감정을 표현하는 AI가 등장했으며, 이를 통해 인간 의식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태 한 달 뒤, 구글은 르모인을 해고했다. 람다의 의식 논쟁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이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세 편의 글을 통해 AI와 의식을 둘러싼 문제들을 살펴봤다. 먼저 AI 윤리를 연구하는 공학자와 법학자의 대담을 통해 AI에서 의식의 구현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법적,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살펴봤다.
대담에 참여한 김종욱 동아대 교수와 최은창 MIT테크놀로지리뷰 편집위원은 AI에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의지를 구현하는 일은 가능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AI가 도덕행위자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진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한 질문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세계적 뇌과학자이자 지능 전문가인 이대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AI가 왜 지능의 주체가 될 수 없는지, 따라서 의식의 대상이 될 수 없는지 밝힌다. 마지막으로 곽재식 작가는 이번 논쟁에서 모티브를 얻어 SF 단편 소설을 보내왔다. 사람과 비슷한 반응을 하도록 개발된 AI 로봇이 등장한 근미래에, 로봇이 인격을 지닌 존재로 여겨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철학적인 논란들을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그려냈다.
AI와 의식을 한데 엮은 해프닝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반복될 것이다. 인간은 인간이기에 AI에게 계속 의식과 의지, 지능 등 인간적 속성을 투영하고 비교할 것이다. 어느 순간에는 정말 기능적으로 인간과 구분할 수 없는 의식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 기계가 의식을 지닐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춰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더 중요한 다른 질문을 던질 기회를 잃을 뿐이다. 반 발 또는 한 발 앞서서 찾아온 기계 의식 논쟁을 통해 미래를 미리 준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 AI ‘람다’ 의식 논쟁, 질문을 바꿔야(김종욱,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최은창, MIT 테크놀로지 리뷰 편집위원·윤신영, alookso 에디터)
구글의 AI 언어 모델 ‘람다(LaMDA)’를 둘러싼 의식 논쟁을 AI 윤리를 연구하는 공학자와 법학자의 대담을 통해 자세히 짚었다. AI에서 의식의 구현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법적,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대담에 참여한 김종욱 동아대 교수와 최은창 MIT테크놀로지리뷰 편집위원은 약화된 형태의 기계의식을 구현하는 일은 가능할 수 있지만 인간의 의식과 동일시하기에는 아주 먼 길이 남아 있고, 그보다는 AI가 도덕행위자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진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한 질문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2. 인공지능과 인간적으로 대화하기(이대열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신경과학 및 심리·뇌과학 석좌교수)
2. 인공지능과 인간적으로 대화하기(이대열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신경과학 및 심리·뇌과학 석좌교수)
구글의 AI 언어 모델 ‘람다(LaMDA)’를 둘러싼 의식 논쟁을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살펴봤다. 세계적 신경경제학자이자 ‘지능의 탄생’의 저자 이대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AI가 왜 지능의 주체가 될 수 없는지, 따라서 의식의 대상이 될 수 없는지 밝힌다. 경제학의 게임이론으로 언어의 본질을 진단한 대목도 흥미롭다.
3. [SF 단편] 지옥의 탐사대(곽재식 작가·공학자)
3. [SF 단편] 지옥의 탐사대(곽재식 작가·공학자)
곽재식 작가는 구글 람다 의식 논쟁에서 모티브를 얻어 성찰적인 SF 단편 소설을 보내왔다. 사람과 비슷한 반응을 하도록 개발된 AI 로봇이 등장한 근미래에, 사람이 로봇을 인격을 지닌 존재로 여기게 되면서 벌어지는 철학적인 논란들을 그렸다.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한 편의 사고 실험을 수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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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지피티(ChatGPT)가 등장했다. 질문에 정교한 문장으로 답하는 AI 서비스로, 이전과 차별화된 이용 경험을 줘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반적인 글쓰기는 물론, 논문이나 보고서, 소설과 같은 전문 분야 창작, 심지어 프로그램 코드 작성까지 높은 수준으로 해내고 있다. 여기에 그림을 생성하는 생성 AI 미드저니의 등장까지 가세해, 현재 산업과 교육, 예술, 학계에서는 이들의 영향이 무엇일지, AI의 활용을 단순 도구 사용으로 봐야 할지 또는 기존 산업과 학계 문법을 거스르는 행위일지 논의가 한창이다. AI의 등장에 따른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일까. 현상을 진단한 글부터 관련된 윤리적 고려점을 파헤치는 글까지 다양한 글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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