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작은 페미 1. 미투는 '나의 세상'을 바꾸었다

롬버스
롬버스 · 전화보다 문자가 편한 사람
2021/12/06
픽사베이
미투는 '나의 세상'을 바꾸었다
   
미투 운동은 이 세상을 바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 사는 30대 초반 여성인 ‘나’의 세상은 확실히 바꿨다. 미투 운동이 지나고 페미니즘 시대가 도래하면서 내가 그동안 살면서 갖고있던 성 가치관은 모조리 바뀌었다. 
   
‘나의 세상’이 바뀌는 과정 
   
미투 운동이 일어나고 나는 깨달았다. ‘성범죄’는 작고, 어리고, 가난하고, 멍청한 나에게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똑똑하고 능력있는 검사, 변호사, 교사, 국회의원들에게도 일어난다는 것을 말이다. 내 주변 모두가 한 번쯤은 성적 불쾌감을 느끼며 살았고, 나보다 더 한 일도 겪는다는 것. 모두가 상대적 강자에 의해서 겪거나, 아예 모르는 타인에게 일방적으로 당해왔다는 것.
   
내가 성적으로 불쾌함을 느꼈던 수 많은 사례들이 떠오른다. 그것을 신고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사례를 다 나열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떠오른 일화가 있다. 홍대 길거리 사건이다. 
   
홍대 길거리 사건
   
나는 어떤 건물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고, 상대 남자는 건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말끔한 하늘색 캐주얼 정장을 입고 있었고, 외모 또한 준수했다. 그는 계단에서 내려오는 나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다. 문제는 그냥 전화번호를 물어보면 되는데 내 ‘허리’를 감싸면서 물었다는 것이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는 홍대 밤 풍경에 잠시 도취 된 것 같았다. 홍대라는 동네 전체를 하나의 ‘클럽’으로 착각한 것이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시끌벅적한 청춘들의 웃음소리, 자유, 밤, 술이 있었다. ‘이 멋진 도...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3
팔로워 28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