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석
남궁석 · SLMS
2023/01/30
지난 연재에서 알파폴드가 생물학, 특히 구조생물학의 발전에 단시간내에 획기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을 분야인 신약 개발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는 어떨까? 일단 오늘은 알파폴드가 신약 개발에 미칠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자.

알파폴드가 등장한 이후 일부 대중 매체를 중심으로 알파폴드가 신약 개발의 게임체인저가 된다는 류의 기사가 많이 등장하였다. 오랫동안 세기의 난제로 남아있던 단백질 구조 예측 문제를 AI 의 힘으로 하루아침에 해결했으므로 이제 신약개발 역시 이에 비견할 속도로 빨라질 것이라는 류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일단 단백질 구조와 신약 개발의 관계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단백질 구조와 신약 개발

흔히 신약 개발 과정에 정통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 (심지어 신약 개발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많은 생물학자들을 포함하여) 은 질병 관련 단백질의 구조가 규명되면 이러한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이 탄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약물 개발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나오는 오해일 가능성이 많다.

1990년대 이후 실험적인 단백질 구조 규명이 어렵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가능한 것으로 바뀌고, 그 이후 구조 기반 신약발굴 (Structure-based Drug Discovery) 혹은 구조 기반 신약 디자인 (Structure-based Drug Design) 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다. 시대에 따라서, 그리고 정의하는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만 구조 기반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은 크게 다음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1. 표적 단백질의 구조 결정 : 특정한 약물이 결합하여 그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질병 관련 단백질의 구조를 실험적인 방법으로 결정한다. 단백질과 약물 간의 상호작용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단백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을 정확하게 관찰해야 하므로, 가장 높은 분해능을 가진 방법인 X선 결정학으로 규명된 구조가 최선이나,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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