슐츠가 말하는 슐츠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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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3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은퇴하실 계획이 있나요?

제 친구들이 전부 은퇴하고 있어요. 심지어 저보다 젊은 사람들도 은퇴하는데 이 사람들과 대화가 쉽지 않아요. 제가 "요새 뭐하느냐"라고 물으면 "은퇴했죠"라며, "선생님은 뭐하세요?"라고 물어요. 제일 거슬리는 게 뭔지 아세요? "아직도 만화를 (직접) 그리세요?"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저는 그 사람들이 다른 만화가들이 저처럼 작가 자신을 표현하는(personal) 만화, 작가 자신과 밀접한 형태의 창의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도 그냥 나가서 사람 하나 구해서 대신 작업시킬 거라고 넘겨짚는 건 모욕적인 일이라는 걸 알았으면 합니다. 물론 훗날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죠.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냥 제가 자기중심적인(egotistical) 성격이라 남에게 맡기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말아요.

생각하기 싫으실 옵션이긴 하지만, 정말 은퇴하고 싶으시면 그냥 만화를 끝내는 방법도 있잖아요.

아, 물론이에요. 언제든지 만화 연재를 끝낼 수 있어요.

하지만 원하시지 않겠죠. 일은 선생님 삶의 중요한 일부일 테니까요.

저는 만화 말고 할 줄 아는 일이 없어요. 그렇다고 매일 골프를 치고 싶지도 않고요. 제가 그만하고 싶은 건 사실 (만화를 그리는 일이 아니라) 스튜디오에 끊임없이 밀려드는 귀찮은 요청들이에요. 그림을 그려달라거나 특별 출연을 해달라는 것 같은 부탁 말이죠. 그래서 그런 요청을 거절하는 법을 배울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거절하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아내에게 "오늘 저녁에만 세 개를 거절했어!"라고 했어요. (웃음) 그 정도면 꽤 괜찮다고 생각했죠.
(이미지 출처: Vanity Fair)
거절하시는 게 힘드세요?

아주 힘들어요. 특히 저는 오토그래프(autograph, 흔히 유명인에게 부탁하는 "사인"이 오토그래프. 하지만 사인만 하지 않고 받는 사람에게 하는 짧은 메시지를 포함하기 때문에 signature와 구분한다–옮긴이)를 하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이런 말 하는 게 미안하지만 오토그래프는 정말 싫어요. 그걸 해주는 것 자체도 힘들고 귀찮은데 (거절하면) 죄책감을 느껴야 해요. 사람들이 그걸 부탁했는데 안 하겠다고 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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