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은 일단 혐오로 다가온다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2/12/13
유럽여행을 하면서, 어느 서양인이 설거지 하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던 적이 있다. 그는 싱크대 가득 물을 채운 다음에 세제를 풀어놓고 그릇들을 전부 넣은 다음, 그대로 꺼내어 수건으로 닦고 곧바로 찬장에 넣었다. 게스트하우스였지만, 저렇게 대충해도 되는 것인가, 서양에서는 어딜 가든 그릇을 믿으면 안되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 서양인들의 위생 관념에 대해 꽤나 큰 편견이 생겼던 터였다. 그런 편견은 거의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에, 그것이 그야말로 편견에 불과한 건 아닐까 싶게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 그렇게 설거지 하는 국가의 경우에는, 수돗물이 우리나라 만큼 깨끗하지 않아서 세제를 풀어 수돗물을 중화하고 그릇을 닦는 게 맞다는 것이었다. 수돗물로 마무리하면, 오히려 다시 그릇을 오염시키는 것이라면서 말이다. 

나아가 우리 나라의 그릇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세제 잔류량이 높다는 말도 들었다. 그릇에 직접 세제를 묻혀서 닦다 보니, 자연스레 세제가 다 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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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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