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운, 삼국지, 미투, 독서.
2021/11/15
얼마 전 '무운'이라는 단어를 기자 한 분이 모르고 잘못 해석한 것에 대해 많은 커뮤니티에서 꽤 이슈가 되었더랬다. 사실 내겐 좀 당황스러운 이슈였다. 나는 과거에 무협지도 즐겨 읽던 편이고, 사극도 꽤 챙겨보는 편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는 삼국지연의(이하 삼국지)를 무척 좋아하는 덕후다.
우리들만의 삼국지
최초로 접한 삼국지 컨텐츠는 아마 초등학교 시절, '요코하마 미츠테루'판 만화 '전략 삼국지' 60권일 것이다. 만화책 표지 날개에는 이런 문장이 쓰여 있었다. "삼국지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상대하지 말라." 삼국지라는 컨텐츠가 지닌 스테디셀러로서의 성격을 강조한 문장이리라. 이 문구는 어린 시절 나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삼국지에 대한 애정은 이후 이문열 평역 본이나 황석영 번역본과 같은 소설에서 '창천항로'와 같은 대작 만화,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와 같은 PC 게임으로 계속해서 되새김질되었다. 세 번이 뭐야 - 돌이켜 보면, 최소 100번은 반복했을 것 같다. 적어도, 나와 내 주변 '남성' 친구들에겐 말이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느낀 건 언제부터 였을까. 여성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삼국지를 읽지 않은 이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독서량이 방대하거나, 다방면에서 상식이 뛰어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