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보여’: 목소리라는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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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11/01
블레이드 러너의 주인공 (잡지 GQ 수록본)

‘너의 목소리가 보여’: 목소리라는 인터페이스
   
‘속편’이라는 부담과 운명을 떠안고 만들어진 <블레이드 러너 2049>를 ‘원작’인 <블레이드 러너>와 비교하면서, 그것이 후자의 명성과 영광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거나, 영화적 ‘레플리컨트’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건 대개의 경우 농담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둘 사이의 연대기적 선후 관계를 벗어나 볼 필요가 있는데, 그때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작품은 스파이크 존즈의 <그녀 Her>(2013)다. 

당시만 해도 12년 후였지만, 벌써 6년 후로 성큼 다가온 근미래인 2025년 시점의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AI 운영체제 프로그램의 성별을 여성으로 설정하는데, 이후 감정적으로 공진화하는 해당 AI 프로그램과 말 그대로 ‘사랑에 빠진다.’ 우리의 논의와 관련해 이 매력적인 영화가 제공하는 흥미로운 논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테오도르가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 정확하게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것은 AI 프로그램인가 아니면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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