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바다를 주고픈 마음이라면. - 우에마 요코 <바다를 주다>

수
· 읽고 쓰고... 그렇게 놀며 삽니다.
2024/03/01
책방에서는 손님만큼이나 주인도 즐거워하더라(책방 자주 들립시다!)
작년 이맘때, 친구가 운영하는 책방에 들린 적이 있다. 친구 얼굴 보러간다는 의도가 분명했고, 그 친구도 별 다른 바램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들리는 손님이 정말 소수고 그 중에서 책을 사가는 손님은 더 소수인 전국 모든 책방들의 고충을 알고 있었기에 간단하게 차한잔하고 나올 순 없었다. 평소 보고 싶었던 해외소설을 머리 속에 떠올려보고 한두바퀴 돌아본다. 근데 평소 읽고 싶었던 보리스 비앙의 책이나 아직 전부 독파하지 못한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사는 것이 어찌 탐탁지 않는 날이었고, 결국 밝은 빛깔의 표지를 지닌 베트남계 작가 킴 투이의 '엠'과 일본작가 우에마 요코의 '바다를 주다'를 골랐다. 지금 와서는 엇비슷한 주제의식을 지닌 두 책을 골랐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그때는 단순히 책방에 대한 예의를 차리는 것과 표지가 밝고 작은 두 책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그 두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역시, 먼지 쌓인 책장에서 잊고 있었던 밝고 작은 두 책을 발견하고서 혹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책을 꺼내고보니 작년 이맘때 만났던 친구의 얼굴도 떠오르고 어찌됐든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이제서야!
이 책에 얽힌 일화나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의식과 제목을 생각해보았을 때, '이제서야'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얽힌 일화는 위 문단에 서술한 맥락과 일치하다. 주제의식과 제목, 그리고 이 책이 출판되고서 그때와는 또다른 일본의 현대사가 있기 때문이다.  바다를 주다, 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염려와 따스한 시선과는 별개로 일본은 그 사이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고 실행 중이기 때문이다(어제(2월 28일)는 4차 해양 방류를 개시하기도 했다). 그에 관해서는 갑론을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어쨌거나 범지구적인 관점, 후대에게 물려준 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관점에선 다소 절망적인 행보라고 보여진다. 책이 발표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소식을 겪게 된 우에마 요코가 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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