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물러났다. 커튼을 열고 창살 너머를 바라본다."
프랑스 편집자이자 작가인 베로니크 드 뷔르가 2017년에 발표한 두 번째 소설. 주인공 잔은 아흔 살, 외딴 시골 농가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다. 아흔 번째 봄을 맞던 날, 잔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별일 없는 나날 속에서도 그날그날의 기분을 기록하고 문득 떠오르는 추억을 적어보기로 한 것이다.
늙은이의 특권이라면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시간이 아주 많다는 것, 잔은 이 넘쳐나는 시간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로 채우며 살기를 원한다. 그녀는 언제까지나 자기 집 정원에서 꽃이 피는 광경을 보고 싶고. 친구들과 백포도주 한잔을 즐기고 싶다.
유일한 이웃인 옆집 농가 부부의 좌충우돌을 언제까지나 지켜보고 싶고, 벤치에 누운 채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