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폭력 토크쇼 <원래 그런건 없어!> 후기
2023/07/30
스마트폰은 정말 혁신적이었죠. 인터넷의 삶과 일상의 삶이 딱풀로 붙인 듯 분리되기 어려워진 시점도 그 즈음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상기기의 저장용량이 확 늘어났으며, 카메라의 화질까지 실제 카메라 시장의 대규모 축소를 불러 올 만큼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와이드 팬츠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옷 기장이 짧든 길든 신경을 그닥 쓰지 않았었는데요, 요새는 제 신체가 타인에게 성적 기호로 비춰지고 있을 지 고려를 안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여성의 성적 매력으로 인식되는 신체 라인을 뒤집어쓰듯 가리는 방법을 택하는 게 차라리 마음이 편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불안 요소는 남아 있죠. 특히 외출해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불법촬영이 되고 있을 가능성 같은 거요.
저는 여성의 노출이 자신의 성적 어필 의도가 있었는지, 그래서 성범죄의 빌미를 제공하지는 않았는지 논란이 되고는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만, 이제 저희는 개인의 음심, 악심, 의도 판단으로 사태의 중함을 판단하는 악인 물색 가치관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악마같은 개인 찾아내기와 응징하기 해결법은 지나치게 즉각적이며, 일시적이고, 잔혹하고, 경찰이나 법조인 등 심판 권리를 가진 직업인의 위상을 필요 이상으로 강화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악인을 다스려야 하는 특정 직업인들도 일반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기에 해당 직업을 수행하는 데에 동반되기 마련인 사람들의 슬픔과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 원한을 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