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단 불꽃, UN에 가다

원은지
원은지 인증된 계정 · 추적단불꽃
2022/12/23

🔥 안녕하세요, alookso 원은지입니다. 

3주 전, UN(유엔)에 다녀왔습니다. 4년 반 만에 열린 ‘UPR 프리세션’이라는 행사에 참여했는데요.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실태를 증언하고, 한국 정부에 요구하는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UPR이란 유엔 인권이사회의 제4차 국가별 인권사항 정기 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UPR)의 약어로, 유엔 회원국의 인권상황을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권고하는 제도입니다. 한국 정부는 다음달인 2023년 1월 제4차 심의를 받게 됩니다. 

저는 본 심의 전 열리는 행사인 UPR 프리세션에서 마이크를 쥐게 됐는데요.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주선으로 주제네바 유엔 대표부에 검토대상국의 인권상황을 브리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시간은 단 5분. R과 L 발음 구분도 어려워하는 제가, 영어로 각국의 유엔 대표부를 주목시키고 설득하는 연설을 해야 합니다. 어깨가 무거웠습니다. 

가슴 만큼은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첫 유럽행 티켓을, 평생 로망이던 ‘스위스’로 끊다니. 귀중한 기회인만큼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사람처럼 아주 냉철하게 한국의 디지털 성범죄 현실을 또박 또박 발표하고 와야지, 다짐했습니다. 

새로 장만한 구두를 신고 비장한 각오로 무대 위로 올랐습니다. 긴 주기를 두고 찾아 오는 UPR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디지털 성범죄 실태를 증언하는 순간! 저는 선글라스와 마스크 뒤로 줄줄 눈물 콧물 흘렸습니다. 손도 덩달아 떨리더라고요. 그런데 순서를 마치고 단상을 내려오며, 속으로 한 단어를 떠올리며 싱긋 웃었습니다. ‘찢었다’.

유쾌하고 서툰 저의 생생 유엔 방문기를 alookso에서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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