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특집> 손 귀한 종갓집 종손 - 엄마와 페미니즘 하기(5)

썬
· 선천적 예민러, 프로불편러, 하고재비
2022/08/25
 페미니즘은 여성만의 것이 아니다. 성별로 인한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곳곳의 차별을 찾고 그를 타파하고자 하는 이론이자 운동이다. 필자는 <엄마와 페미니즘하기> 꼭지를 시작하며 ‘엄마’와 ‘아빠’라는 존재가 겪어 온, 겪고 있는 차별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특히 가부장제의 피해자로서의 여성과 남성인 엄마와 아빠를. 가부장제가 무엇인가. 표준국어대사전은 뜻풀이에 ‘가부장이 가족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는 가족 형태. 또는 그런 지배 형태’라고 쓰고 있다. 가부장의 지배를 받는 가족도 가족에 지배권을 행사하는 가부장도 누가 승자라 할 수 있겠는가. 모두가 구조의 피해자다. 
 함께가는 예술인 130호에 실린 정진리 객원필자의 글 <아이를 위한 나라는 없다> 중 일부를 다시 살펴보자. 
   
“젠더 담론을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수용해 성별 간 혐오가 번지도록 조장하거나 방치한 태도 또한 결과적으로 잘못됐다. 여전히 뒤쳐진다 할 수 있는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고자 하는 취지는 십분 동의하나, 사회 전반의 합의가 부족한 날것의 목소리와 사유가 남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사실 가부장 제도란 여성을 착취하기도 하지만 보호하기도 하는 고전적인 시스템인데, 그러한 제도를 무너뜨리는 한편 여전히 보호받기를 부르짖는 모순적인 행보가 발목을 잡았다.” 
   
 위 글에서 ‘젠더 담론’은 페미니즘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해석된다. 어느 이론과 운동이 사회적 합의를 100% 이룬 후 사회에 퍼져 일상에 스며들겠는가. 우리는 여전히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묻고 답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페미니즘도 마찬가지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어떤 차별과 혐오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지 찾고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가부장제도가 ‘여성을 보호하기도 하는 고전적인 시스템’이라는 말은 남성중심의 근대적 사회구조에서 여성을 보호해야 할 존재로 볼 때에만 의미가 성립될 것이다. 그러한 시각 안에서만 페미니즘 이론/운동이 제도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여전히 보호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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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예민러, 프로불편러, 하고재비. '썬'을 이름으로 자주 쓴다.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지만, 가만히 있기와 시키는 대로 하기는 특별히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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