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제작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어른 김장하>의 작품 외적인 의미

soulandu
soulandu 인증된 계정 · 영상, 방송
2023/02/22
MBC경남의 <어른 김장하>가 전국적인 관심 속에 마무리되었다. 지역 방송사에서 잘 만들어낸 이 다큐멘터리를 감명깊게 본 (서울)분들이 지역 방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어쩌다보니 그 자리에 함께 하게 됐는데 초반 질문은 대체로 다큐멘터리 내적인 부분에 관한 것들이었다. 어떤 점이 어려웠고 어떤 점이 좋았냐는. 그래서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고 했다. 맨 처음에 궁금했던, 가장 큰  질문이 뭐라고 하셨죠?

"왜 지역의 좋은 작품들을 저는 볼 수가 없었던 거죠?"

네. 이 질문부터 시작해 봅시다.
그리고 연달아 나왔던 "이런 어른이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에 대해서도요. 

사실 진주 사람들은 김장하 선생님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의 업적에 대한 인터뷰는 고사하셨지만 형평운동에 관련해서는 지역매체 인터뷰를 종종 하셨던 분이다. 다큐멘터리의 형식은 아니지만 어쨌든 지역 매체들은 계속해서 이 분에 대한 콘텐츠를 제작해 왔던 거다. 그렇다면 질문은 달라져야한다. "왜 서울 사람들은 이런 어른의 존재를 몰랐을까요?"

이 질문은 다시 첫 질문으로 연결된다.

"왜 지역의 좋은 작품들을 저는 볼 수가 없었던 걸까요?"

답을 찾기 위해서는 접근하는 시각도 좀 달라져야한다. 작품의 내적인 요소들이 아니라 외적인 요소들을 물어야한다. <어른 김장하>는 무엇이 달랐는가?

의외로 가장 큰 문제는 홍보와 유통이다.

좋은 기획과 제작력은 물론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지역사들이 지속적으로 간과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마케팅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 홍보의 시대에 지역사는 자사가 제작하는 콘텐츠를 알리는 법을 잘 모른다. 전통적으로 지역사에서 프로그램 제작시 하는 홍보는 자사 지상파 채널을 통한 예고 송출과 보도기사 그리고 최근들어 추가한 예고영상 유튜브 업로드정도가 전부다. 심지어 지역 PD들에게는 어딘지 모르게 '이렇게 부족한 콘텐츠를 감히 널리 봐달라고 할 수 있나?' 라는 희한한 겸양의 태도가 꽤 많이 남아있다. 정작 만들어놓고 알리질 않거나 못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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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로 일하고 있습니다. 영상이 지겨울 때 이것 저것 쓰고 싶은 글을 씁니다. 주로 정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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