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공중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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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3
alookso 유두호
에디터 노트
11월 2일 아시아나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3년 동안 끌어온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에 아시아나 화물 매각이 왜 중요했을까요? 아시아나의 알짜 산업인 화물을 매각하면서까지 추진되는 항공사 통합은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될지, 항공업계는 어떻게 변화될지 전문가와 이야기했습니다.

📢이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 교수


👩🏻‍🦳 아시아나가 화물산업을 매각하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화물이 아시아나 알짜 산업이라던데 팔려는 이유가 뭔가요?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14개국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중 11개국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EU와 일본, 미국의 승인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화물 매각은 EU가 두 기업의 합병으로 인해 유럽노선의 화물사업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이 EU의 승인을 받기 위해 ‘아시아나의 화물사업을 매각’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마련했고, 오늘 아시아나가 화물매각을 결정한 것입니다.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는데 왜 EU에서 간섭하나요?

🧑🏻 외국에서 행해진 행위라도 그것이 자국 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국내법을 적용해 관할권을 행사하는 ‘역외 적용 조항’ 때문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한국의 기업이라 하더라고 두 기업의 합병에 EU가 그 영향을 받는다면, EU의 법을 적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 (5월 26일 파이낸셜뉴스)
현재 국제 체제가 워낙 글로벌화 됐기 때문에, 한 회사의 설립 상의 국적이 자국 국적이 아니라고 해도 독과점이 자국 산업과 관련된 곳에서 발생하면 (독과점) 금지 조항을 적용합니다. 이는 다른 나라 기업 합병으로 자국 시장에 장애가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여러 (합병 관련) 조사 등을 통해 실제로 경쟁에 저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합병을) 승인하지 않습니다.


👩🏻‍🦳 처음 합병을 추진할 때는 외국에서 이렇게 제동을 걸지 몰랐었나요?

💬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 교수
처음 합병 추진 때에는 아시아나의 회생 불가능에 주목하고, 합병을 통해 효율성을 확대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려는 것이었습니다. 외국의 경쟁 제한 요구가 강하게 들어올 정도로 아시아나를 평가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을 경과하면서 화물사업이 흑자를 내게 되니, 외국 기업들은 아시아나도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데 통합이 되면 경쟁이 제한되겠다고 판단하고 요구 조건을 높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
외국, 특히 EU나 미국 영국은 경쟁 제한성 심사를 엄격하게 합니다. 그러니 주요 노선이 경쟁 제한에 다 걸리게 된 것입니다. 처음부터 사실상 무리한 합병이었고, 시장 경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박정희 시대 산업 정책하듯이 시작한 합병입니다. 외국에서 강한 제동을 걸 지 전혀 몰랐다면 너무나 무지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 매각 결정이 났습니다. 앞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은 탄력을 받게 되나요?

💬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 항공경영학 교수
아시아나는 지난 3년 동안 통합 논의로 인해 노선권 배분이나 확장 등의 사업 추진이 전무했습니다. 반면 부채와 이자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지금 아시아나에게 있어서 최선의 안은 대한항공과의 통합을 통해 실질적인 운영 계획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아시아나 화물 매각 결정이 났다고 해서 EU가 받아들일지 또 다른 요구를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매각 결정이 무산되었다면 기업 결합이 무산되는 것이었으니 이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
EU가 승인할지는 불투명하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어 화물 매각 결정 자체가 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매각을 결의한다고 해서 지금 국내 LCC(저가형 항공) 중에 살 수 있는 회사가 있을지가 의문이고, 매각 협상 과정에서 협상력이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은 헐값에 매각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향후에 오늘 매각 찬성표를 던진 이사들에 대해서 주주들이 소송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화물 매각은 미국과는 상관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항로가 더 많이 걸려 있는 미국은 더 많은 걸 요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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