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뒤흔든 시간 감각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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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6
By 제니 오델(Jenny Odell)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몇 주간 트위터를 대체할 소셜 미디어가 무엇일까 따져보는 사람들을 보면서 ‘곤도 마리에의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의 장면이 떠올랐다. 곤도 마리에는 고객이 갖고 있는 옷을 직접 꺼내 늘어놓게 한 뒤, 그 옷에 대해 설명하게 한다. 보통 엄청난 양이 쌓이는데 이런 과정을 통해 버릴 옷이 결정된다. 곤도 마리에가 ‘물건을 다 갖다 버리라’고 설파하는 단순한 미니멀리스트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을 기르게 하는 일에 가깝다. 보통 출연자들은 쇼의 말미에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즉,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더불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지만 그동안 마주하기 두려웠거나 시간에 쫓겨 다루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곤도에게 물건을 정리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 그리고 좋은 삶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행위이다. 

오프라인 공간에서 얻은 이 교훈을 디지털 습관, 특히 우리의 시간 경험을 형성하는 습관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유로 우리는 어떤 디지털 리듬을 적극적으로 따르는가? 또 어떤 것들에 맞춰져 가고 있는가? 동조화(entrainment)란 생물학에서 유래해 사회과학 분야에까지 이르게 된 용어로, 유기체가 특정 사이클에 자신의 생물학적 기능이나 행동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친숙한 예로, 인간의 일주기 리듬(24시간 주기 리듬)을 들 수 있다. 이 경우 동조화는 24시간 주기에 대한 순응이며 이를 이끄는 신호는 빛과 어둠이다. 그리고 이 신호를 독일어로  ‘시간을 주는자’를 의미하는 ‘차이트게버(zeitgeber)’라고 부른다. 

동조화라는 개념은, 우리의 시간 경험이 하루 24시간 외에 많은 것의 영향을 받는다고 본. 대만의 공연예술가 테칭시에는  “타임 클락 피스(1년 간의 공연 1980~1981년)” 라는 전시를 통해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는 전시를 위해 출석 명부에 시간을 기록하며, 1년 동안 매 시간마다 자신의 사진을 찍었다. 그는 스스로 예술을 통해 어떤 사이클에 맞추어진 행위를 함으로써 시간을 경험하는 동조화를 스스로 경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이 트기도 전에 출근길에 나서는 직장인이라면, 혹은 상사의 하루 루틴과 선호도에 맞춘 일을 처리하는 어시스턴트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자유’시간 인데도 우리가 그것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다면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이나 제도가 만든 일에 동조화된다는 것, 즉 맞춰진다는 것은 그 만들어진 일들이 오히려 우리 자신을 통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서두르거나 기다리거나 아니면 그 둘 다를 하도록 강요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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