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동의 품격을 지켜라... 이 폐막작이 전하는 바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7/06
▲ 제9회 부천노동영화제 폐막식 ⓒ 부천노동영화제

"기사 쓰신 기자님이라고 들었어요."

따라 나온 이가 말했다. "쓰신 글 정말 잘 읽었어요"하는 그의 말에 "네, 뭐" 하고 말았다. 비가 막 쏟아지려는 참이었다.

그는 "이 영화는 보셨나요?"하고 묻는다. 영화제 마지막날, 폐막식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정태춘, 아치의 노래>다. 나는 이 영화를 두 번이나 보았다. 정직하게, 또 건강하게 나이들어 가는 이 백발의 가수를, 바하 캘리포니아부터 정동진까지를 노래하는 이 단단한 영혼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난해 제9회 부천노동영화제(11월 2일~11월 12일)는 <정태춘, 아치의 노래>를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순자와 이슬이>부터 <태일이>,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그녀들의 점심시간>,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같은 상영작 면면은 주최측이 한편한편을 고심해 선정했음을 알게끔 했다. 그 모든 영화 가운데 켄 로치도, 다르덴 형제도 아닌 가수 정태춘의 다큐멘터리가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이 영화를 좋게 보았음에도 나는 주최측의 의도를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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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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