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퀴어한 친구에게

남함페
남함페 인증된 계정 · 페미니즘, 성평등, 남성성
2023/08/08
15화 <나의 퀴어한 친구에게> by 태환
벌거 벗은 남자들 :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

• 이 프로젝트는 기존 남성 섹슈얼리티의 재탕이 아니라, 새로 쓰는 남성 섹슈얼리티다.
• 편견과 왜곡, 위계와 대상화로 가득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실체를 고발하고 비판해야 한다.
• 그 자리를 더 나은 질문과 고민을 통과한 남성 섹슈얼리티의 탐구로 채워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남성의 내부고발, 실제적인 경험,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

* 이 글에는 인터넷 용어 또는 혐오 표현을 직접 인용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차별과 혐오의 재생산이 아닌 비판에 그 목적이 있으며, 가급적 사용을 지양하려 노력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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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주변에 있는 듯 없는 존재가 살고 있다. 일상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난 존재, 정상성과 표준에서 탈락된 존재. 그들은 스스로를 ‘퀴어’라 부른다. 이번 글을 통해 필자가 삶 속에서 만나 왔던 퀴어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때론 당황스럽게, 때론 가슴 떨리게 만났던 그들의 모습은 상처 위에 난 딱지처럼 필자의 삶에 아로새겨져 있다. 지우고 싶을 때도 있지만 이미 나의 삶에 깊이 박혀버린 그들에게 편지 한통씩을 썼다. 편한 공간에서 읽길.


편지 1. 용기내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안녕 J야?

어제 방학했는데 오늘 편지 쓰려니까 느낌이 좀 이상하네. 지금 바로 핸드폰 켜서 카톡하면 되는 걸 이렇게 수고스럽게 적고 있다니!

음 사실 편지 쓴 이유는 너도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너는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겠지? 안 그런 척 하지만 너 은근히 티 많이 나. 쉬는 시간마다 일부러 나랑 눈도 안마주치고 말도 안걸지만 내 주변에서 계속 멤돌잖아. 그게 얼마나 신경쓰이는데. 너는 편하게 말해달라 했지만, 어떻게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겠어. 너도 나한테 고백할까 말까 한 학기 내내 고민했던 거 아냐? 근데 나한테 편하게 말해달라니. 솔직히 약간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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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남성성’이라는 의제 중심 페미니즘 활동 단체입니다.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이 남성연대에 균열을 내고 함께 페미니즘을 공부 실천하고자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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