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들거라고 생각해요
지난달 17일, 벤처캐피털(VC) 업계의 구루로 불리는 마크 안드레센 안드레센-호로비츠 VC의 공동 창업자가 <기술 낙관주의 선언문>을 공개했습니다[1]. 골자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기술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고,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미래를 위협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과 달리, 우리 문명은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앞으로도 그 대원칙은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기술의 변화는 인간의 업무 필요성을 줄이는 게 아니라, 인간이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더욱 넓힌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나아가 인간의 욕구와 필요는 밀턴 프리드먼의 말처럼 끝이 없기 때문에 수요 또한 무한할 것이며, 따라서 이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 측면에서의 일자리 확장 또한 지속될 거라는 논리가 뒷받침됩니다.
이러한 관점은 안드레센의 주요 아티클들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이미 그는 2010년대 초반, 월가 금융위기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버블 논의가 한창이던 시점에서, 각 분야의 레거시 산업들이 소프트웨어로 전환되는 현상을 빠르게 포착했고, 물리적 세계로 구성 됐던 세계 경제가 완전히 디지털로 연결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잠식할 이유 (2011)>)[2]. 그의 말은 10년 여 동안 현실로 작동했습니다. 그 근거가 되었던 창업비용의 저하와 온라인 서비스 시장의 대규모 확대는 말 그대로 든든한 밑바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 여름, 안드레센은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고, 이를 둘러싼 우려들을 편편이 반박하는 글을 썼습니다(<AI가 세상을 구할 것이다 (2023)>)[3]. 이번에 발표한 아티클은 전작보다 더욱 강한 어조로, 비관적인 전망들을 모두 제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생산은 넘치고 소비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에 대하여
그가 가장 강력하게 반박하는 전제는, ‘자동화된 기계의 인력 대체로, 생산은 넘치고 소득과 소비는 줄어 시장이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인류사를 통틀어 기술은 인간에게 더 풍요로운 세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