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박지선 · 페미니스트. 캣맘. 탈가정 청년
2023/12/26
[글쓰는 선-주일학교 출신 (구)크리스천이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에 신당갔다가 할아버지께 혼구녕 난 썰]

사진 제공: 본인. 2024년에는 이 말씀을 새기며 살아가련다.


지금은 이사 간, 3층 살던 이웃이 신점을 잘 본다는 곳을 알려주었다. 여성주의와 퀴어에 대한 이해가 있으며 빻은 말은 하지 않으시고, 잘 맞춰서 깜짝 놀랐다기에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예약을 잡았다.

예약이 3번 정도 틀어져서 그 선생님도 나도 서로가 연이 아닌가보다 싶었다. 그러다가 23일 토요일 다시 ‘00보살’ 예약현황을 보다가 에라 보르겠다, 한 번 더 신청해 보자 싶어서 신청을 했다.

그렇게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내는 교회 대신 신당으로 향했다. 선생님께서는 (신당) 간판이 없으니 카센터까지 오면 전화하라고 하셔서 전화를 드렸다. 그런데, 선생님이 말씀하신 신당과 내가 기다렸던 신당이 달랐다. 그렇게 또 한 번 뭔가 어긋났다. 그래도 횡단보도를 건너기만하면 선생님이 말씀하신 카센터가 있었고 선생님이 서 계셨다. 선생님은 젊고 ‘평범한’ 무채색의 옷을 입고 계셨다.

내 기억으로는 내 의지로 ‘신당’에서 신점을 본 것은 처음이다. 작년 22년도 말에 신점보시는 분께 합정에 있는 한 카페에서 신점을 본 적이 있었다. 이번엔 처음으로 여러 신들의 형상이 세워져 있고 오색 깃발(?)과 방울이 있는 신당에 처음으로 와 봤다. 초등학교 시절, 같은 학교 같은 반 친구 할머님께서 무당이라 그 친구네 집에 가면 신당을 얼핏 보긴 했지만 내가 어떤 지혜와 조언을 구하고자 신당에 발걸음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방석에 앉았다. 선생님께서는 원래 날 만나지 않으려고 하셨단다. 서로 예약시간이 3번이나 어긋난 것은 인연이 아니기에 연이 아니기에 대개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 다른 연으로 보자고 하신다고 그러셨다.

내게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으셨고 답을 하니 공책에 그대로 적으셨다.

선생님께서는 내게 “결혼을 하셨나? 결혼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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