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마음' 앞세운 학부모들, 그리고 오은영과 방송의 책무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7/25
  - 오은영을 향한 폭탄 돌리기와 방송의 책무
▲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 이 아이를 제대로 크게 지도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학부모님들의 신뢰와 지지입니다. 교단에 서 있는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끔 믿어주고 신뢰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교단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거, 질서를 지키는 거, 싫은 것도 해내는 거,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걸 못 배웁니다. 교단이 단단하고 선생님들이 버텨주셔야 아이들이 사회를 배워 나갑니다. 다시 한번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오은영 박사의 음성이 잠시 떨렸다. 지난 14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말미, 오 박사는 이처럼 교권의 위기를 언급하며 일선 교사들이 "안쓰럽다"며 일말의 위로를 보내고 있었다. 마침 이날 출연한 금쪽이는 학급 친구들은 물론 담임교사와 교감에게까지 격한 폭언을 일삼고 폭행과 난동을 부리는 아이였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난동이 지속되자 급기야 담임교사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오 박사는 "선생님 입장에서는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많은 방법과 힘을 잃어버렸다. 두 손 두 발을 다 놓은 입장"이라며 "그런데 이런 상황이 생기면 선생님으로서의 위치에 잘 있어야지만 선생님 역할을 해내시는데 그 위치를 여러 아이들 앞에서 위협당하게 된다"고 안쓰러워했다.

해당 방송이 방영되고 불과 며칠 뒤, 서울 서초구 S초등학교 교사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24살 임용 2년 차 여성 교사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이틀 후부터 S초등학교 교문 앞을 시작으로 전국적인 추모가 전개됐다. 전국의 교사들이 전례 없는 추모제를 열며 젊은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개탄했다. 며칠 사이 교권 추락을 넘어 교권이 붕괴되어 버린 현실에 대한 분석과 개선 요구가 교계를 넘어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빗발치는 중이다.

이처럼 S초등학교 교사 사망사건이 발생하기 며칠 전 방송에서 오 박사는 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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