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이 지적 설계의 산물이 아닌 이유-어처구니 없는 설계 실수들

SKEPTIC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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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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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이 자연선택을 진화적 변화의 원리라고 처음 주장하면서 제시한 논리는 다양했다. 그중 하나는 자신과 여러 생물학자가 자연에서 놀랍게도 ‘최적이 아닌 설계suboptimal design’의 예들을 관찰했다는 것이다. 창조자인 신이 완벽하고 자신의 완벽한 계획에 따라 세상과 만물을 설계했다면, 허술한 구조/기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지만 자연을 진화 작용의 산물로 본다면, 불완전함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 법원들이 창조론은 과학 이론이 아닌 종교 교리라고 올바르게 판단하자 창조론 주창자들은 사실상 하루아침에 태도를 돌변해 자신들의 입장을 ‘지적 설계’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기 시작했다. 지적 설계론 지지자들은 얼핏 과학 원리처럼 보이는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irreducible complexity’이라는 개념을 내세우며 모호하고 정체불명의 ‘설계자’가 있다고 그저 암시함으로써, 지적 설계를 반드시 종교 교리라고만 할 수 없으며 유효한 과학 이론이라고 주장한다. 
   
지적 설계론이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 원리에 바탕을 두고 성경이 아닌 관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창조론에 지적 측면을 부여했다고 하더라도, 지적인 힘이 설계한 피조물들에 허술한 설계가 왜 그렇게 많은지는 거의 밝히지 못했다. 그러므로 자연, 특히 인간의 몸에서 나타나는 결함들은 설명이 필요하다. 
   

왜 우리 몸에는 기능하지 않는 유전자가 있을까?

인간 유전체에는 한때 기능했지만 지금은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들이 있다. 위유전자pseudogene로 불리는 이러한 유전물질은 어떠한 기능도 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전혀 발현되지 않지만, 다른 종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 유전자와 놀라우리만큼 닮았다. 위유전자는 돌연변이로 인해 기능을 잃었고, 과거 어떠한 기능을 했든지 간에 대부분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거나 다른 유전자로 대체되었다. 
   
가장 유명한 위유전자는 굴로GULO 유전자다. 보통 이 유전자는 비타민C로 더 잘 알려진 아스코르브산을 합성하는 기능을 한다. 지구에 사는 동물 대부분은 스스로 비타민C를 합성하지만 영장류는 그렇지 않으므로 영장류(바로 우리!)는 식품을 통해 얻어야 한다. 그 이유는 오래 전 모든 영장류의 조상이 되는 생명체의 굴로 유전자가 정자나 난자 세포의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를 겪으면서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순전히 우연에 의해 굴로 유전자는 영장류 집단에 자리 잡았고 이후 또 다른 돌연변이들이 수없이 일어났다. 그렇더라도 굴로 유전자는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우리에게 굴로 유전자는 존재하긴 하지만 망가진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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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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