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계약서에 없는 '정'과 '의리'를 믿는다면...
아직도 계약서에 없는 '정'과 '의리'를 믿는다면...
: 좋좋소를 시청하다가 순수했던 그 시절의 계약서를 돌아보며
생에 첫 알바 때 사장님께 계약서와 월급 얘기를 꺼냈다가 정색을 맞은 적이 있다. 사장님은 어린 놈이 돈을 그렇게 밝히냐며 노발대발 했었는데, 역시 마지막까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구질구질한 이유로 알바비를 깎으려고 했었다. 3주짜리 단기알바라고 방심했던 나의 실수였다. 다행히 같이 알바를 하던 형이 그건 아니라고 나 대신 싸워줘서 일한 만큼 받을 수 있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정규직이었던 직장에선 포괄임금제를 채택했었다. 당시엔 포괄임금제에 대해 잘 몰라서 그냥 계약서를 작성했다. 일을 잘해서 연봉을 올리면 되고, 근무시간에 집중해서 야근을 안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로자 1인당 할당된 근무량과 책임의 양이 과도한 시스템에서 야근을 하는 것과 실력의 높고 낮음은 별개였다. 심지어 일을 잘해서 야근을 안하면 일을 똑바로 안하는 것 같다는 지적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렇게 포괄임금제가 근로자의 입장에서 굉장히 억울한 제도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것을 바로잡기엔 너무나도 늦었을 즈음. 회사와의 관계 악화로 회사를 떠나오면서 받게 된 전문가와의 상담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이건 말로만 포괄임금제고 그냥 불평등 계약인데요? 이거 말도 안되는 계약서예요. 요즘도 이런 식으로 계약을 하나요? ...